고민상담

결혼 꼭 해야 하는 걸까? (유부남 입장에서, 결혼에 대하여)

Human to Human 2020. 4. 24. 18:04
나 혼자 먹고살기도 팍팍하고, 주변에 결혼하고 나서 후회하는 사람들도 많던데 결혼 꼭 해야 하는 걸까?

 

 

결혼을 고민하고 있나요? 그냥 혼자 사는 게 속 편하고 나을까요?

 

비혼이 유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결혼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책임감 때문이겠죠. 지금도 경제적으로 충분히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결혼을 하려니, 결혼에 들어가는 비용도 부담되고, 앞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비용도 부담이 될 거예요. 내 몸 하나 추스르기 버거운데, 식구가 늘면 부담감과 책임감이 생기는 건 당연할 겁니다.

 

 

이런 고민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유부남'의 입장에서 결혼하면 좋은 점을 말씀드립니다.

 

결혼을 먼저 한 선배들이나 친구들이 처녀총각들에게 하는 말이 있죠. 결혼 안 한 네가 부럽다, 결혼하려면 최대한 늦게 해라, 회사에 있는 게 집에 있는 거보다 편하다 등등. 말만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도 굉장히 불행해 보이곤 합니다. 불쌍해 보이기도 하고요. 저도 집에 있다가 불편하고, 답답해서 나가고 싶을 때가 많아요.

 

그렇지만 24시간, 365일, 항상 그런 게 아니라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 순간, 순간들이 있다는 거예요. 살면서 힘들고, 짜증 나고, 혼자 있고 싶고, 모든 게 다 싫은 그런 순간들이 종종 있잖아요. 혼자 살았어도 겪었을 시간이라는 거예요. 오히려 그런 순간에도 혼자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되는 날들이 더 많습니다.

 

 

혼자 있고 싶을 때, 혼자 있으면 끝없는 우울함에 빠지게 되잖아요. 결혼과 가정은 그걸 막아줍니다.

 

말이 좀 이상한가요? 무언가에, 누군가에 치이고 지쳐서 혼자 있고 싶을 때, 집에 들어가면 배우자, 자녀가 있어서 내 감정에 충실할 수가 없어요. 그러면 속이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결혼 한 걸 후회하는 순간 중 하나죠. 그런데 그런 순간에 정말로 혼자 있으면 우울함이 끝없이 깊어지게 됩니다. 잠시 우울하고 기분이 나아지면 다행인데, 보통은 우울한 생각과 우울한 감정이 계속 밀려들어 그 속에서 빠져나오기 힘들어요. 결혼과 가정은 그런 상황을 강제로 막아줍니다. 일단 우울한 생각을 멈추게 된다는 것 자체가 좋은 영향이죠.

 

 

세상과 사람이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하고, 이전까지 느껴본 적 없는 행복 한 가지를 알게 됩니다.

 

결혼을 하고 새로운 가족이 생기면, 특히 아이가 태어나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바뀌게 됩니다. 말 안 듣는 말썽쟁이들이라고만 생각해왔던 초등학생들이 마냥 순수하고 티 없는 아이 들어서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엄마, 아빠들의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됩니다. 나도 어렸을 때는 이렇게 자라왔을 것이고, 나의 부모님도 나를 이런 마음으로 키우셨겠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내 아이'의 존재는 생각보다 더 큽니다. 아이를 안아준다는 말은, 아이가 나를 안아준다로 바뀌어야 합니다. 퇴근해서 집에 돌아왔을 때, "아빠~" 하면서 달려와 나를 안아주면, 사회에서 다친 어른의 마음이 아이로 인해 치유되는 것을 느낍니다. 이전까지 느껴본 적 없는 최고의 행복입니다.

 

 

오히려 미래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집니다.

 

결혼에 대한 부담감이 크죠? 결혼식 비용이야 일회성이고 규모를 줄이면 된다지만, 앞으로 평생 누군가와 생계가 결합된다는 것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살면서 보니, 오히려 미래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집니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마음의 부담이 적어진다는 것입니다.

 

최악의 경우를 상상했을 때, 내가 경제적으로 굉장히 어려워서 하루 한 끼 먹고사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면 가족이 있는 게 나을까? 혼자인 게 나을까? 상상해보면 혼자라면 그 상황을 이겨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포기해버리기 쉬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족이 있다면, 아이가 있다면 그 상황을 어떻게든 이겨내려 노력할 것이고, 이겨낼 것 같습니다. 가족이 부담이면서도 의지할 곳이 되고, 자극이 되고, 희망이 된다는 말입니다.

 

 

결론은 결혼하라는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망설이지 마세요.

 

결혼이 의무라는 말이 아닙니다. 이 글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경제적인 부분이 고민되어 결혼을 망설이고 있는 분들께 드리는 메시지입니다. 결혼하면 어려워지지 않습니다. 같이 살고 싶은, 내 고민과 즐거움을 매일 공유하고 싶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망설이지 마세요. 그리고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없더라도, 결혼이 부담돼서 이성을 일부러 안 만나고 계신 분들도 마음을 여세요.

 

결혼 괜찮습니다.